송다슬
SONG Daseul

b.1990

Lunar Weave: Echoed Rift | 2025 | 복합 매체 설치 | 가변설치

Veil of Nyx | 2025 | 마이크로 시어 쉬폰에 UV 프린트 | 각 140×230cm

Skin Samples: | 2025 | 종이에 인디고 인쇄,원형 너트·볼트 고정 | 각 13×13 cm, 가변 설치

Biography

  • 2021 한국예술종합학교 비디오아트과 전문사 졸업
  • 2014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 2021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School of Visual Arts, Video Art, MFA
  • 2014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Art & Design, Fine Art, BFA

Exhibition

  • 2025 개인 <월광 화상 月光-火傷(畫像) | Lunar Burn: Echo upon Echoes>, 캡션서울, 서울
  • 2022 개인 <Web of P>, 더레퍼런스, 서울
  • 2024 단체 <THE CHAMBER>, 캡션서울, 서울
  • 2021 단체 <타이포잔치 2021: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거북이와 두루미’>, 문화역서울284, 서울
  • 2018 단체 <더블 네거티브: 화이트 큐브에서 넷플릭스까지>, 아르코미술관, 서울
  • 2025 Solo <Lunar Burn: Echo upon Echoes>, Caption Seoul, Seoul
  • 2022 Solo <Web of P>, The Reference, Seoul
  • 2024 Group <THE CHAMBER>, Caption Seoul, Seoul
  • 2021 Group <Typojanchi 2021: International Typography Biennale “Turtles and Cranes”>, Culture Station Seoul 284, Seoul
  • 2018 Group <Double Negative: From White Cube to Netflix>, ARKO Art Center, Seoul

Critique

이미지 너머 신체, 비정형(Formless)과 촉수적 사유(Tentacular Thinking)

김연희

 

포스트 인터넷(post Internet)시대, ID는 미디어 환경과 현실 사이를 잠정적으로 매개하는 동시대의 아이콘이다. 송다슬 작가는 이러한 유동적인 상태의 이미지들을 다양한 물성으로 송출하여 디지털 이미지가 형상과 해체를 반복하여 지속적인 변형에 이르는 감각에 집중한다. 작품에서 해체된 데이터의 잔상들은 다중적으로 전이되어 ‘글리치(Glich)’의 데이터 오류처럼 작동하거나‘디지털 살갗(Digital Skin)’의 단면으로 제시된다. 《Web of P》에서 ‘직조’ 서사로 시작된 전시는 디지털 태피스트리〈Digital Tapestry〉의 추상 무빙 이미지를 거쳐 《월광 화상 月光-火傷(畫像) | Lunar Burn: Echo upon Echoes》전시에서는 더욱 확장된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문태닝(Moon Tanning)’과‘디지털 살갗 나누기’의 과정은 현실과 가상(미디어)에서 매개된 신체 감각을 물질적 차원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고는 작업에 차용된 서사적 ID나 디지털 스킨, 타투 스티커 등의 요소들이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비정형’의 개념을 경유하여 도나 헤러웨이(Donna Haraway)의‘촉수적 사유’에 이르는 동시대 예술 이론을 아우른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정형(Formless): 디지털 추상 무빙 이미지

 

어느 밤, 나는 개기월식을 마주했다. 달이 완전히 사라진 그 순간, 부재는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 형식을 드러낸다.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며 존재한다. 그러나 그 반사는 변형된 잔향이다. 하나의 에코는 또 다른 에코를 낳고, 반향의 연쇄 속에서 다성의 파동으로 분열된다.

-《월광 화상 月光-火傷(畫像) | Lunar Burn: Echo upon Echoes》작가노트 –

 

<Digital Tapestry: Gram> 2024/2025, 제너레이티브 무빙 이미지, 컬러, 무성, 13분 30초 (그림1)

 

작가의 작업관을 관통하는 대표 전시로 보이는《월광 화상》에서 달빛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며 잔향으로만 존재한다. 작가는 이를 현실과 디지털 사이를 오가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에서의 직조 행위라 칭한다. 이러한 직조 행위는〈Digital Tapestry〉에서 디지털 오류의 순간인 ‘글리치(Glitch)’의 작동으로 표현되고 이는 이성적 시스템의 표면에 균열을 내는 감각으로 전이된다. 상징계적 언어인 이미지에 저항을 하는 이러한 추상 무빙 이미지에서 우리는 그간의 서사를 제거하고 시간과 공간의 표면을 감각적으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무빙 이미지는 시각적인 재현의 차원이 아니며,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호한 형상이 이성적 의미로 환원될 수 없도록 작동하는 기제이다. 이는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비정형(Formless)’개념을 연상하게 한다. 비정형(Formless)은 특정한 의미를 갖는 형용사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형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일반적 요구를 암시하면서 세상의 사물을 저급하게 끌어내리는 역할을 의미하는 바타유의 용어이다. 1) 다시 말해‘비정형’은 “우주가 거미나 뱉어놓은 침과 같은 것”으로서 단지‘~와 같은 것’이 될 뿐이지 특정한 형태를 말하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사하게 <Digital Tapestry>에서 무수한 시간의 잔여들이 뒤엉켜 직조되는 이미지는 형상을 지속적으로 해체하고 그 파편들을 재조합하는 행위만을 반복한다. 끊임없이 변형되어 스스로를 갱신하는 형상에서 작가는“의미의 경계를 해체하고, 기존 질서를 교란하여 새로운 차원의 이미지를 직조”하려는 것이다. 모든 차이나 정체성, 동질성이 사라지고 이성적 언어가 붕괴되는 그런 불가능한 곳에 닿으려고 하는 무한 루프의 작동 기제로서 추상 무빙 이미지가 바로‘비정형’의 의미와 만나는 지점이다. 따라서 직조와 해체의 반복은 완결이 아니라 의미와 질서를 지연시키는 어떤 것의 효과이다.

미디어 환경을 구현하는 스크린 너머에서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가 응축된 채로 작동하는 픽셀들의 반향이라면, 달빛은 현실과 가상을 이어주는 태양 빛에 대한 반향이다. 그리고 그 반향을 직조하는 무빙 이미지에서의 ‘글리치(Glitch)’ 오류들은 다중성을 지닌‘디지털 살갗’으로 전이하는 효과가 된다. 반사된 빛들은 다성적 ID(정체성)로 확장되어 영화 <멜랑콜리아> 속 인물 저스틴의‘디지털 살갗’이 되고 다시 아르테미스에서 님프로 중첩된 정체성의 계보가 이어진다. 여기서 달빛을 감각하는 신체는 피드백 루프 안에서 재생산된 새로운 서사를 차용한 ID를 구축한다. 이러한 데이터 이미지가 다중적 서사를 가진 ID로 대체되는 직조 과정은 시각과 의미 사이의 연결을 위반하는 행위로서 재현과 파괴를 끊임없이 작동시킨다. 이렇게 결여와 공백을 중심으로 하나의 진리에 머물지 못하도록 무빙 이미지들이 요청하는 길에는‘비정형’의 작동 원리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드백 루프 안에서 생성된 서사적 ID 들은 재현이나 의미의 체계로 회귀되는 닿을 수 없는 시도이기에 이미지 데이터는 재생산되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ID로 전이된다. 이는 라캉(Lacan, Jacques)이‘실재(The Real)’를 불가능한 것으로서의 실재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현실이란 의미로도 쓰이는 뫼비우스 띠의 관계라고 하듯 무빙 이미지는 다수의 ID 정체성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한 형태나 의미의 귀환이 그것을 와해시키려는‘작동(operation)’의 동인이기도 하다. 픽셀들이 직조하는‘디지털 살갗’들은 형상을 해체하고 내용 없는 형태의 무한 반복을 통해 질서에 균열을 낸다.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현존과 소멸이 지속적인 변형에 이르는 작업 양상에서 형태나 의미를 지닌 관념은 부서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성적 언어, 형상과 같이 동질성을 향한 것들을 무효화시키려는‘작동(operation)’의 과정은 바로 추상 무빙 이미지를 구현하는‘비정형’의 임무라고 하겠다.

 

촉수적 사유(Tentacular Thinking): Moon Tanning, Skin Samples

 

관람자는 모니터 앞에서 달빛을 쬐듯 이미지의 열기를 신체적으로 통과시키고, 출력물로 구현된 아르테미스의 신체 조각을 나누어 갖는 경험을 한다. 마치 달빛에 그을리듯 이미지-데이터를 신체적으로 매개하며 변질시키는 존재(님프)가 된다.

-《월광 화상 月光-火傷(畫像) | Lunar Burn: Echo upon Echoes》작업노트 –

 

로제 카유아(Roger Caillois, 1913-1978)에 의하면 동물의 변장술이 자신을 주변 공간과 구분해 낼 수 없는 순간 (petit mort) 자신의 피부 경계를 파괴하고 다른 쪽의 감각을 차지해 그 공간의 관점으로 어떤 것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그냥 유사한 것이 된다고 주장한다. 축제의 공간이 되버린 문태닝 라운지 (Moon Tanning Loung)에서의 몰입적 상황은 바로 이러한 지점을 보여준다. 태양의 반향인 달빛, 그것을 송출한 신체 위에 님프가 된 몸은 단지 감상을 위한 신체가 아니며 빛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주변 공간과 구분해 낼 수 없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은 사라져 버리고 그 공간의 관점으로 그것이 된다. 이는 달빛의 변화에 따른 데이터 이미지에서의 직조와 해체 과정의 변주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출판형 작업인 〈SAMPLE_LESS〉과 건식 타투 스티커로 재구성된 〈Skin Samples: Chimaera〉를 통해 감상자를 서사 속의 님프로 영입하는 과정이다. 쇼룸에 전시된 신체의 피부 견본들을 자신들의 몸에 직접 접촉시키는 순간 관람자의 신체는 서사 속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Skin Samples: Chimaera〉에서 차용한 그리스 신화 속 혼종적 괴물인 키마이라(Chimaera)는 자신의 신체가 미러링 되는 디지털 시대의 유동하는 정체성에 대한 메타포라고 할 수 있겠다.

<Skin Samples: Chimaera> 2024–2025, 건식 타투 스티커, 5×5cm, 48종 (그림2)

 

도나 헤러웨이(Donna Haraway)가“20세기 후반의 신화적 시대에 우리 모두는 키메라이며, 기계와 유기체가 이론화된 잡종, 즉 사이보그다”라고 선언할 때 피부 표본을 제작하여 다수의 생명체와 결합하는 전시 과정은 이러한 혼종적 존재와 조우한다.2)‘인류세(Anthropocene, 人類世)’의 문제에 대해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 오늘날 도나 해러웨이의 통찰은 기술 정보를 대안으로 삼고, 인간 아닌 생물들과의 연대를 통해 소동을 일으킨다는 상상의 시나리오를 쓴다. 『Staying with the Trouble: Making Kin in the Chthulucene(트러블과 함께하기: 자식이 아니라 친족을 만들자)』에서 해러웨이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다종(多種) 존재들과 얽혀 살아가는 연대와 앎, 행동을 통한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이러한 인간 아닌 생물들과의 연대, 창작의 시나리오는 작품에서 균질화된 서사 구조를 새로운 감각 지층으로 안내한다. 이는 무빙 이미지 작업에서 달빛의 반향처럼 모든 존재가 서로 얽히고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자 인간-비인간-기술-환경이 함께 얽혀 세계를 만들어가는 끈놀이(String Figures)모델과도 닮아있다. 이러한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얽혀 만드는 촉수적 사고는 전시의 출판형 작업에서도 볼 수 있다. 피부를 관통하는 피어싱 구조나 페이지들을 관통하는 볼트와 너트의 요소들은 내부로 침투하도록 연결되어 있다. 누구나 페이지를 해체와 재배열로 책을 재구성하는 체험 속에서 비물질이라 여겨지던 디지털이 물질화되어 신체와 첩촉하는 유동성을 촉각적으로 경험하도록 한다. 모든 생명은 관계 속에서 공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SAMPLE_LESS』 2025, 출판형 아트 굿즈,130 × 130 mm, 210쪽, 볼트·원형 너트 고정 (그림3)

 

이러한 송다슬 작가의 작업들은 이미지 데이터의 비정형적 작동을 통해 스크린과 외부 현실의 굴절되는 경계를 매개하고 다수의 혼종적 존재들의 연대를 감각하도록 한다. 여기에 사용된 미지의 기술 이미지들의 낯설음이 우리를 다소 불안하게 할지라도 전시 공존의 연대하는 길 위에 서 있는 우리는 기꺼이 그 길에 동참해 보는 경험을 해 보는건 어떨까 한다.

 

1) Georges Bataille, “Informe,” Documents 1:7 (December 1929): 382. Vision of Excess. Selected Writings(1927-1939), Allan Stoekl, et al., trans.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1985)

2) 인간이 유전자를 통하지 않고 기계와 일체화되어 인공적으로 진화를 이룩한 것을 의미한다. 사이보그 선언(A Cyborg Manifesto,1985)은 «Social Review» 80호에 발표된 이후 페미니즘,현대 문화이론의 대표적 논문으로 부각되기 시작한다.(Simians, Cyborgs and Women: The Reinvention of Nature (New York; Routledge, 1991), pp.149-181.

<Digital Tapestry: Gram> 2024/2025, 제너레이티브 무빙 이미지, 컬러, 무성, 13분 30초 (그림1)

<Skin Samples: Chimaera> 2024–2025, 건식 타투 스티커, 5×5cm, 48종 (그림2)

『SAMPLE_LESS』 2025, 출판형 아트 굿즈,130 × 130 mm, 210쪽, 볼트·원형 너트 고정 (그림3)

@ 이미지 제공 2026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 포트폴리오 참조